2025. 5. 7. 20:42ㆍ Education(교육)
6개월 전, 우리 학습지 회사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공부를 챙기던 ‘사람 선생님’만 있었던 현장에, AI 선생님이 함께 들어오게 된 것이죠.
기술의 발전은 늘 기대와 우려를 함께 불러옵니다.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정말 우리 아이를 AI가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의심,
우리 같은 학습지 교사 입장에서는 ‘그럼 내 역할은 무엇이 될까?’라는 불안이 동시에 찾아왔습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오랫동안 아이와 부모님 곁을 지키며 쌓아온 신뢰가,
갑작스레 AI라는 존재로 인해 흔들리는 느낌이었으니까요.

수입은 줄고, 고민은 커졌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수입의 감소였습니다.
기존에는 주 4회 진행하던 상담이 AI의 도입으로 주 2회로 줄었고, 그에 따라 관리교사의 활동비도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AI가 들어오면 일이 더 편해지는 거 아니냐”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적, 경제적 충격은 작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처음 도입된 AI는 아직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감정 상태나 미묘한 학습 태도 변화를 파악하지 못했고,
때로는 아이의 수준과 맞지 않는 문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행착오 속에서, 학부모님들의 불신도 쌓여갔습니다.

학부모님들의 기대와 의심 사이
AI 도입 초기, 많은 학부모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이한테 AI가 말도 걸고 칭찬도 해준다는데, 정말 공부가 될까요?”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챙겨주시던 게 훨씬 좋았던 것 같아요.”
“이건 그냥 컴퓨터 아니에요? 아이가 집중을 안 해요.”
하지만 반대로,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매일 공부 루틴이 생겨서 좋았어요.”
“오히려 아이가 부담 없이 스스로 학습하려는 모습이 보였어요.”
“반복 학습이나 약한 단원 복습이 자동으로 되는 게 신기했어요.”
실제로 AI는 정해진 시간에 음성으로 아이를 부르고,
즉각 피드백을 제공하며,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이스 칭찬도 해줍니다.
이 부분은 어떤 아이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
이제 AI 도입 6개월이 넘어가고, 현장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AI가 모든 걸 해결해줄 것” 같은 과도한 기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교사들 스스로가 AI를 '도구'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AI를 통해 아이의 학습 루틴을 확인하고,
학습 성취도와 문제풀이 데이터를 분석해
주 2회의 상담을 더 알차고 효과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상담 횟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그 사이사이 AI가 챙겨주는 학습의 연결고리가 되어
아이의 공부가 끊기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역할은 중요하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아이가 학습에 흥미를 잃었을 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건 사람입니다.
아이의 말투, 표정, 눈빛에서
“이 아이가 오늘은 집중이 안 되는구나”를 읽어내고,
“괜찮아, 같이 다시 해보자”고 말해줄 수 있는 것도 사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부모님과 신뢰를 쌓아가는 소통의 창구는 아직까지 사람 교사라는 사실도 변하지 않습니다.

AI를 ‘잘 활용하는 교사’가 경쟁력이다
AI는 위협이 아니라 보완과 보조의 수단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진짜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저 역시 처음엔 거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매일 AI가 정리해주는 루틴 데이터를 보며
“이 아이는 이번 주에 국어 단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
“이 친구는 매일 규칙적으로 잘 하고 있네”
이런 분석이 가능해졌고, 상담의 질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마무리하며
AI 도입은 학습지 업계에 분명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누군가에겐 위기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였습니다.
중요한 건, 이 변화 앞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입니다.
AI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사람의 따뜻한 눈과 마음, 그리고 진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아이들의 학습 루틴을 살펴보고,
AI가 알려주는 정보를 참고해
더 좋은 상담을 위해, 더 깊은 관계를 위해 고민합니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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